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진이 말하는 테크니컬 알파 이후의 변화와 지향점
지난해 12월, 호주 지역에서 최초 테스트를 진행했던 ‘디아블로 이모탈’은 준수한 완성도와 탄탄한 게임 플레이를 보여준 바 있다. 공개 이후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었지만, 기존 메인 시리즈와는 다른 관점에서의 이야기 진행. 모바일에 맞춘 조작 체계와 시스템 구성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모았다.
최초 공개에서 곱지 못한 시선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나, 실제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기존 시리즈와 모바일 조작 체계를 모두 잡아내려 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행히도, 디아블로 이모탈의 이러한 선택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보인다. 테스트 이후 이루어진 호평과 간소화된 시스템이 주는 매력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현재, 블리즈컨라인에서 다시금 소개된 디아블로 이모탈은 테스트 이후 피드백을 통해서 보다 나은 게임,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블리즈컨라인과 함께 진행된 개발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아블로 이모탈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플레이어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디아블로 이모탈 인터뷰에는 블리자드의 케일럽 아르세노 수석 프로듀서와 크리스 지어허트 선임 시스템 디자이너가 참석해, 국내 미디어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질문에 답했다.
좌측부터 크리스 지어허트 시스템 디자이너, 케일럽 아르세노 수석 프로듀서
● 던전의 경우 첫 클리어 경험은 흥미롭지만, 플레이 방식에 변화가 없고 특정 구간의 연출이 너무 길어 일일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반복해서 입장할수록 지루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알파 테스트 이후 던전 플레이 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케일럽 아르세노 = 앞으로 이모탈에서는 던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런칭 이후에도 던전 콘텐츠를 추가할 것이다. 테크니컬 알파에서는 엔드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지는 않는 테스트 상태였다. PvE와 PvP에서 엔드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크리스 지어허트 = 앞으로는 던전을 플레이할 때마다 몬스터가 무작위로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이후에 달라질 것이다. 보스 몬스터 또한 던전 난이도가 증가하면서 함께 어려워질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 진행 이후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이 피드백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지어허트 = 상대적으로 더 많은 피드백을 받은 부분이 있다. 과거 타이틀과 다르게 MMO라는 성격을 띄고 있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플레이를 하게 되면서 때때로 문제가 생긴다. 좀비를 죽이고 있을 때, 다른 플레이어가 나타나 자신이 잡아야하는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경우가 예가 될 수 있다.
알파에서는 먼저 처치한 플레이어에게 권한이 돌아갔는데,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누가 잡던 상관 없이, 피해를 입힌 모든 플레이어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수정할 예정이다. 보스 몬스터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플레이어들이 함께 공격해서 잡아냈을 때 모두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들의 양상을 보며 조정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마법사 직업같은 경우는 위력이 낮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알파에서는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며 주위를 돌아가며 공격하는 패턴을 주로 보여줬는데, 냉기 공격이 움직임과 공격속도를 느리게 만들어서 가능했던 부분이다. 이후에 플레이어들을 통해 적들이 둔화가 풀리는 속도가 빠르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래서 냉기 효과의 지속 시간을 상향했다. 앞으로는 공격을 반복할 수록 냉기 효과가 중첩되어 둔화 시간을 길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보다 원활히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일럽 아르세노 = 추가하자면, 핵심이 되는 장소인 서부원정지가 어디에 위치를 해야 하는지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서부 원정지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MMORPG라는 경험을 받을 수 있는 장소다. 서부원정지는 알파보다는 빠르게 만나볼 수 있도록 콘텐츠의 동선을 수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모바일 최적화. 특히 안드로이드 부분에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에 있다.
●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를 하다 보니,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현상금 퀘스트(bounty)나 필드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여러 콘텐츠를 다 해보고, 필드에서 MMORPG와 같은 경험을 주기 위함이라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진행 과정은 의도한 부분인가.
크리스 지어허트 =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특정 구간에서 현상금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의도된 부분이다. 전체 플레이 흐름을 살펴 보면, 초반에는 스토리와 연계해서 모험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계를 했다. 엔드 콘텐츠에서는 디아블로3와 비슷하게 설정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레벨을 올리면서 엔드 콘텐츠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플레이어가 최고 레벨에 도달한 이후, 여러가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테스트 지역이 한정되어 있는데, 좀 더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는 언제쯤 진행될지 궁금하다. 테스트 대상으로 생각하는 지역은 어디인지도 알려주었으면 한다.
케일럽 아르세노 = 테크니컬 알파에서는 일부 인플루언서와 미디어, 호주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참여자 수와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 지금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테스트를 할 때에는 더 많은 기기에 테스트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앞으로 참가자와 기기의 종류도 늘어날 예정이다. 추후에는 엔드 게임 콘텐츠는 물론, 레벨 제한도 45에서 55 또는 60정도로 올릴 생각이다.
● 테크니컬 알파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OS 및 하드웨어 별 비중이 궁금하며, 이들 중 게임 구동 사양에서 불편함을 전달한 사례가 있는가.
케일럽 아르세노 = 호주에서는 iOS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알파 진행 과정에서 구글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나 인플루언서의 경우, iOS 기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기 성능 등도 피드백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기초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이었다. 이는 테스트를 진행하며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최적화나 호환성 등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들이 테스트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 디아블로 이모탈은 다른 모바일 MMORPG와 달리 수동 플레이 위주인데, 혹시 스마트폰에서도 컨트롤러 플레이를 지원할 계획이 있는가?
케일럽 아르세노 = 테크니컬 알파 이후 커뮤니티에서 받았던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다. ARPG에서 조작감을 좋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알파 이후 게임 디자인이나 조작감 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지금 여러 조사를 하고 있다. 확실하게 말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고민 중이라는 점은 말씀을 드린다.
● 테크니컬 알파에 대한 이용자 데이터도 궁금하다. 혹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캐릭터, 그리고 가장 덜 선택받은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있을까?
케일럽 아르세노 =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알파를 진행하며 도움을 받았던 부분은 어떤 클래스가 선택되느냐 외에도 어떤 클래스가 더 많은 진척도를 가져가느냐였다. 일부 클래스는 균열에서 뛰어난 진척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악마사냥꾼 같은 경우 균열에서 가장 많은 진행을 한 클래스다. 상대적으로 우위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클래스도 뛰어난 위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균등한 수준을 보여주었고. 한 가지 직업군이 많은 선택을 받았기는 했다.
● 어떤 종류의 엔드 콘텐츠가 들어갈지 궁금하다 현재 계획 중인 엔드 콘텐츠에 대해 공개 가능한 선에서 소개 부탁드린다.
케일럽 아르세노 = 현재 엔드 콘텐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일반적인 MMORPG라면 최고 레벨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최고 레벨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PvP와 PvE에서 엔드 콘텐츠 및 소셜 기능을 접목시킬 예정에 있다.
● 스킬의 룬이 사라지면서 전설 아이템의 효과가 더 중요해졌다. 전설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 더 기쁘기는 했지만, 스킬 변화가 적어 아쉬움도 남았다. 앞으로도 전설 아이템의 효과를 중심으로 캐릭터 빌드를 구축하게 만들 예정인지 궁금하다.
크리스 지어허트 = 전설 아이템을 모아나가는 것은 유저들이 캐릭터를 빌드하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스킬 룬으로 표현했던 여러 효과를 아이템에서 제공하게 됐는데, 알파에서는 모든 스킬 변화나 디자인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전설 옵션을 더 제공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서 다양한 빌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규 전설과 패치를 제공하며 빌드를 다양하게 만들 예정이다.
● 그래픽 퀄리티나 연출 등이 요즘 게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진다. 개선 여지는 있나?
케일럽 아르세노 = 앞으로 지원할 기기에는 그래픽 설정 옵션도 제공된다. 프레임 레이트를 높게 가져가고 싶다면, 설정에서 퀄리티를 가장 낮은수준에서 설정해서 가져갈 수 있다.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설정해서 퀄리티 위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은 알파 단계이기에, 런칭 때 기준의 모든 퀄리티가 게임에 표현되었다고는 하기 어렵다.
● 디아블로 3에서는 대균열과 균열을 통해 파밍과 성장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는 고대 균열과 도전 균열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개발진은 필드를 통한 성장을 중점으로 두는지, 고대 균열과 도전 균열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는지 궁금하다.
크리스 지어허트 = 유저가 최고 레벨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매우 많은 활동들을 할 수 있다. 메인 퀘스트. 현상금 퀘스트. 균열까지 다양한 활동이 있고 이러한 모든 콘텐츠가 각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각 콘텐츠가 고유한 목적을 위해 디자인한 부분이 있다.
디아블로3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대균열에 초점을 맞추며 다른 활동을 즐기기 못했다는 점이었는데. 이모탈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MMO다 보니, 여러 소셜 활동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자동 전투에 대한 피드백도 궁금하다. 엔드 콘텐츠로 접어들면 반복적인 수동 조작을 버겁게 느낄 유저들이 있을 것 같다. 전투 관련 편의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
크리스 지어허트 = 개발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둔 부분은 몬스터나 보스. 탐험 과정에서 매 순간이 즐겁고 성취감을 느끼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자동 전투는 전투의 재미를 저해할 것이란 생각이다. 앞으로 자동전투를 만들어 넣을 계획은 없다.
플레이어들이 매 순간마다 전투를 즐겁게 만들고자 한다. 전투가 재미가 없다면 우리가 전투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자동의 요소가 들어갈 예정은 있다.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자동 조작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이동하지 않아도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능을 추가하고자 한다. 플레이어가 직접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전투보다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동은 자동이지만 전투는 직접 하는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 스킬 쿨타임과 캐릭터 자원의 변화로 디아블로3처럼 주력 스킬을 무한으로 쓰는 플레이가 불가능해졌다. 추후 빌드 중 쿨타임과 자원을 보완해주는 장치가 있을지, 있다면 무한 스킬 플레이가 가능할 지 궁금하다.
크리스 지어허트 = 각 클래스마다 기본 공격은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네 가지 스킬에 대해서는 쿨타임이 적용되는 이유가. 전투의 다양성을 만들기 위함이다. 하나의 스킬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모탈을 개발하며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것은 스킬 간의 시너지, 콤비네이션 등을 고민하고 즐거움을 내는 것이다.
●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를 전한다면?
케일럽 아르세노 = 게임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모탈을 통해서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블리자드 모든 프랜차이즈와 한국 팬들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전투와 MMORPG 측면에서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판데믹 이후 기회가 된다면, 실제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크리스 지어허트 = 한국 게임 플레이어들은 전 세게에서 가장 스킬이 좋은 플레이어들이다. 이모탈에서도 어떤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줄 것인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 팬 분들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