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문’의 부활이 머지않았다, 레드게임즈 인터뷰
'레드문'이라는 게임을 기억하실까 모르겠다. 황미나 작가의 SF 만화 '레드문'을 소재로 만든 게임으로, 1세대 MMORPG '리니지', '바람의나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게임이다. 안타깝게도 2000년대 중반 서비스를 종료했기 때문에 현세대 게이머에게는 생소한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1세대 MMORPG '레드문'
그 '레드문'이 곧 부활한다. 작년 12월, '레드문' IP를 확보하고 게임 정식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고 소식을 전한 바 있는 레드게임즈가 최근 게임 개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알파 테스트를 예고한 것.
레드게임즈는 과거 서비스되던 레드문의 부활, 레드문 모바일, 레드문 2 등 후속 시리즈까지, 원작 '레드문'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 서비스 종료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레드문'은 과연 어떤 형태로 부활하게 될까? 레드게임즈 정보라 라이브 운영실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레드게임즈 정보라 라이브 운영실장 인터뷰
● 먼저 개발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정: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레드게임즈는 만화가 황미나 작가 원작의 PC MMORPG '레드문'을 부활시킨다는 목표아래 설립된 전문 게임개발, 서비스 회사입니다. 게임 개발사로서 레드게임즈는 신생회사이지만, 개발팀은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섭렵한 베테랑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과거 '레드문'을 즐기던 사람들의 연령대가 지금은 3~40대일 듯하다. ‘레드문’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도 많을텐데,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스토리 및 배경, 핵심 플레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정: 맞습니다. 과거 원작을 즐기던 유저분들이 지금은 30대 중, 후반부터 40대, 아마도 50대분들도 상당히 많으실 겁니다. 마치 저희 개발팀 평균연령 같은.. (웃음)
'레드문'은 황미나작가의 액션 SF만화 ‘레드문’을 온라인으로 재구성한 게임으로 원작의 등장인물들이 황미나 작가 특유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세계관안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술과 전투방식을 통해 성장하는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는 MMORPG입니다.
'레드문'에서 플레이어들은 원작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9가지의 캐릭터 중 하나가 되어 현재 시대의 지구, 핵 오염으로 황폐화되어 버려진 옛 시그너스, 그리고 미래 시대를 살고 있는 현 시그너스의 천공도시를 오가며 시공간을 초월해 시그너스의 과학자 아길라스의 음모를 하나씩 부숴나가는 영웅이 되어 지구와 시그너스의 진정한 평화를 구하고 많은 ‘레드문’(원작 만화 스토리상의 태양을 따르는자)들의 존경을 받는 태양의 길을 걷는다.” 는 배경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 '레드문'은 특유의 속도감과 타격감 넘치는 사냥, 캐릭터간의 잘 다듬어진 상성을 통해 이루어지는 PVP와 플레이어간 컨트롤실력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는 GVG시스템으로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입니다.
● 신생 개발사가 어쩌다 옛 게임인 ‘레드문’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정: 신생 개발사가 '레드문'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레드문'을 부활시키기 위해 개발사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레드게임즈는 신생 개발사이지만, '레드문'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팀은 1세대 MMORPG 때부터 게임 개발을 했던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핵심개발진들의 경우 1세대 레드문 유저였고, 다들 다른 누군가가 '레드문'을 부활시켜 주길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레드문'을 직접 부활시키기로 결심했고,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레드문'개발에 필요한 IP 확보 등의 제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 그렇다면 혹시 레드게임즈라는 사명도 레드문에서 유래한 것인가?
정: 맞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레드문'을 만들기 위한 개발사, '레드문'을 위한 개발사 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레드문'의 레드를 따와 사명을 지었습니다.
레드문을 향한 사랑이 느껴지는 사명, 레드게임즈
●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재구성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 엔진을 바꾸는 것은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만큼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은데,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정: 개발 초기부터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재구성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최대한 빠르게 '레드문'을 부활시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 빌드를 만들 때마다 많은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자체 그래픽엔진을 사용하여 20년도 전에 개발된 게임이다 보니 OS 최적화문제부터 해상도, 새로운 그래픽 리소스나 업데이트의 적용을 위한 툴 등, 전반적으로 서비스 오픈 후 발전된 모습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새로운 엔진을 사용하여 재구성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이 도전이었고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도 않았죠. 하지만 일보다 더 힘들었던 건, 게임을 기다려주시는 유저 분들의 바램을 만족시키드리지 못한 점입니다. 실제로 사무실에 종종 전화가 옵니다. 연세도 있으신 분들인데, 게임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시곤 합니다. (웃음)
● 리소스는 그대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새로 작업한 부분이 있나?
정: 새로운 콘텐츠도 들어갑니다. 그리고 부분적인 리소스도 바뀝니다. 하지만 제1목표는 최대한 ‘원작 게임 그대로를 구현하는 것’ 입니다. 베타 혹은 상용화 초기단계에선 자칫 불편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UI와 UX도 그대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BGM이나 사운드이펙트도 원작 그대로 가고요. 현재 단계에서 개발의 목표는 '레드문' 유저 분들이 “아 맞아, 이게 레드문이야.” 라고 생각 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엔진을 바꿔 재구성했다는 것은 사실상 리마스터라고 봐도 무방한데, 시스템적으로 원작에 비해 개선된 것이 있다면? 예를 들면 해상도나 프레임, 와이드 스크린 지원 등 현세대에 맞춘 최적화가 추가되는가.
정: 개발 기술적인 부분은 리마스터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상도 개선 같은 기본적인 부분도 최적화가 이뤄졌습니다. 다만, 그래픽이나 사운드,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은 원작의 '레드문'입니다. 와이드 스크린 지원 등 본격적인 리마스터는 출시 후 업데이트를 통해 최대한 원작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만들어갈 예정이고, 이 부분은 이후 출시될 레드문 모바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원작 ‘레드문’은 서비스 종료 시점 기준 만렙이 네 자리를 훌쩍 넘어갈 정도로 많은 발전이 이뤄진 게임이다. 개발중인 ‘레드문’은 어느 시점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어디까지 동일하게 운영되는가?
정: 제 기억 속의 원작 '레드문'은 크게 두가지 버전으로 나누어집니다. 1,000 레벨이 만렙인 버전과 5,000 레벨이 최고 레벨인 버전이죠. 현재는 특별히 만렙을 정해두고 개발을 진행중이지는 않지만, 굳이 시작 시점을 말씀드린다면 1,000 레벨이 만렙이었던 시점을 베이스로 개발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서비스도 같은 기준으로 운영 할 계획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듯이, 원작 '레드문'은 1,000 레벨에서 5,000 레벨로 업데이트되는 과정에서 밸런스에 큰 변화가 있었고, 밸런스가 바뀌면서 많은 이슈들이 있었죠. 저도 그 당시에 광폭(?)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 원작에 비해 개선된 재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정: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1차 목표고 재미를 개선한다기 보다는 유저 분들이 원작의 재미를 좀 더 편하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2차 목표입니다. 물론 아이템 강화시스템이나, 새로운 형태의 전쟁시스템 등 신규 콘텐츠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다만, 곧 진행될 알파테스트와 CBT에서는 신규 콘텐츠를 보여드리긴 어렵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콘텐츠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 PC 버전이 선행 서비스, 향후 모바일 버전을 따로 서비스한다고 들었다. 두 버전 간 차이가 있다면?
정: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플레이의 편의성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PC버전의 경우 “예전 그 느낌 그대로”가 목표인 만큼, 같은 버전으로 모바일게임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만든다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모바일게임이 될지도 모르죠. (웃음) 따라서 레드문 모바일은 현세대기에 맞는 모바일게임의 편의기능들을 탑재하여 출시할 예정입니다.
● 선행 오픈 되는 PC 버전과 향후 서비스될 레드문 모바일은 동일 서버에서 동작하는가 아니면 셔로 다른 서버를 사용하는가?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가?)
정: 위 질문의 답변과 같은 맥락일 것 같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PC버전과 모바일버전의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DB연동 서비스를 구현하고 싶었습니다만, 각 버전의 매력을 모두 살리기 위해선 서버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